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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후 30분은 옛말?… "소화제 종류별 '복용 골든타임' 따로 있다"
바쁜 일상 속 잦은 야근과 회식, 불규칙한 식사 시간, 그리고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현대인들에게 소화불량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고질병과도 같다. 속이 더부룩하거나 쓰리면 으레 습관적으로 편의점이나 약국으로 달려가 익숙한 액상 소화제나 알약을 찾곤 하지만, 정작 내 증상에 딱 맞는 약인지 꼼꼼히 따져보는 경우는 드물다.
이에 배태준 약사(제일온누리약국)는 "모든 배 아픔에 통하는 만병통치약은 없다"고 단언하며, 증상을 무시한 무분별한 복용은 오히려 위장 건강을 해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체한 데 먹는 약과 속 쓰린 데 먹는 약은 엄연히 다르며, 약의 성분에 따라 복용 타이밍 또한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배 약사를 만나 꽉 막힌 속을 시원하게 뚫어줄 '증상별 소화제 선택 공식'과, 헷갈리기 쉬운 올바른 복용법에 대해 자세히 짚어보았다.
소화불량의 원인은 무엇이며, 증상에 따라 필요한 소화제가 다른가요?
원인은 과식이나 급하게 먹는 습관, 기름지고 자극적인 음식, 그리고 스트레스나 불안 같은 심리적 요인까지 매우 다양합니다. 술이나 담배, 커피를 과하게 즐기는 것도 원인이 되죠. 중요한 건 증상에 맞춰 약을 써야 한다는 점입니다. 과식해서 속이 더부룩할 때는 음식 분해를 돕는 소화효소제를 드셔야 하고, 속이 쓰리고 신물이 넘어올 때는 위산을 잡는 위산억제제나 제산제가 필요합니다. 배가 빵빵하게 가스가 차고 트림이 나올 때는 위장운동 촉진제를, 배가 쥐어짜듯 아플 때는 경련을 풀어주는 진경제를 복용해야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회식 후 과식하거나 기름진 음식을 먹고 속이 더부룩할 때는 무엇을 먹어야 하나요?
가장 효과적인 것은 음식물 분해를 돕는 소화효소제입니다. 특히 삼겹살처럼 기름진 음식을 먹었다면 지방 분해 효소인 리파아제나 담즙산이 함유된 훼스탈 계열의 제품이 좋고, 단순한 과식으로 속이 더부룩하다면 탄수화물과 단백질 소화를 돕는 다양한 소화효소가 복합적으로 들어간 소화제를 추천합니다. 만약 가스까지 차서 복부 팽만감이 심하다면 가스 제거 성분인 시메티콘이 들어간 가스활명수나 가스엑스 등을 함께 복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위산이 역류하거나 속 쓰림이 심할 때는 어떤 약을 선택해야 하나요?
증상의 빈도와 강도에 따라 단계별로 접근해야 합니다. 당장 속이 너무 쓰릴 때는 위산을 중화시키는 제산제를 복용해 급한 불을 끄는 것이 1단계입니다. 하지만 증상이 자주 반복된다면 비교적 작용이 순한 H2 차단제 계열의 위산분비억제제를 일주일 정도 복용해 보는 2단계 치료를 권합니다. 만약 이렇게 해도 호전되지 않고 증상이 심하다면 병원을 찾아 보다 강력한 효과를 내는 PPI 계열의 위산분비억제제를 처방받아 치료하는 3단계로 넘어가야 합니다.
소화제를 언제 먹어야 하는지도 궁금한데요, 식전인가요, 식후인가요?
성분에 따라 가장 효과적인 복용 시간이 완전히 다릅니다. 음식물 분해를 돕는 소화효소제는 음식과 섞여야 하므로 식사 직후에 드시는 게 가장 좋습니다. 반면 위장운동 촉진제는 미리 장을 움직여야 하므로 식사 30분에서 1시간 전에 복용해야 합니다. 병원에서 처방받는 PPI 계열의 위산분비 억제제 역시 위산이 나오기 전에 미리 막아야 하므로 아침 식사 전에 드시는 것이 가장 효과적입니다. 제산제나 H2 차단제는 식사 시간과 무관하게 증상이 있을 때 드시면 됩니다.
소화제를 장기간 복용해도 안전한가요? 소화 기능이 퇴화하진 않을까요?
습관적으로 먹으면 위장이 스스로 일을 안 해서 기능이 약해질까 봐 걱정하시는데, 소화제 자체가 위장 기능을 직접 망가뜨리지는 않습니다. 다만 약에만 의존하다 보면 위암이나 궤양 같은 근본적인 원인을 놓칠 수 있어 주의해야 합니다. 약물 안전성 측면에서 보자면 PPI 계열 위산분비 억제제는 의사 처방 하에 장기 복용이 가능하지만, 칼슘이나 마그네슘, 비타민 B12의 흡수를 방해해 골다공증 위험을 높일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합니다.
함께 먹으면 안 되는 음식이나 약물이 있나요?
소화제 종류별로 궁합을 따져야 합니다. 위산분비 억제제는 와파린 같은 항응고제나 항진균제, 골다공증 약의 효과를 떨어뜨릴 수 있고, 제산제는 항생제나 갑상선 호르몬제, 철분제의 흡수를 방해하므로 최소 2시간에서 3시간 정도 간격을 두고 복용해야 합니다. 음식의 경우 위산분비 억제제 복용 시 자몽주스는 피해야 하며, 제산제는 우유나 치즈 같은 칼슘이 많은 식품이나 산성인 오렌지주스와 함께 먹으면 효과가 떨어지거나 부작용이 생길 수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우유와 커피는 위산을 자극하므로 소화불량일 때는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약국 약으로 해결하려 하지 말고 꼭 병원에 가야 하는 신호가 있다면요?
자가 체크리스트를 꼭 기억하세요. 첫째 증상이 2주 이상 지속되거나, 둘째 약을 3일 이상 먹어도 효과가 없을 때, 셋째 이유 없는 체중 감소가 있을 때입니다. 또한 피가 섞인 토사물이나 검은 변을 보거나, 극심한 복통, 음식을 삼키기 어려운 증상, 밤에 자다가 깰 정도의 통증이 있다면 즉시 병원에 가야 합니다. 50세 이후 처음 나타난 소화불량이거나 위암 등 가족력이 있는 경우에도 내시경 검사가 필수적입니다.
* 본 내용은 정보 전달을 목적으로 제작되었으며, 구체적인 증상에 대해서는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