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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도 때도 없이 계속되는 장 트러블... "과민성 대장 증후군 의심해야"


검사에서 별다른 이상이 없는데도 반복되는 복통과 설사 등으로 일상생활에 불편을 겪는 경우가 있다. 단순한 배탈로 가볍게 넘기기 쉽지만, 이 같은 증상이 장기간 지속된다면 '과민성 대장 증후군'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내시경 등 병원 검사에서 아무런 이상이 발견되지 않다 보니, 많은 이들이 단순한 심리 문제나 '내 성격이 예민한 탓'이라며 자책하곤 한다. 하지만 이는 성격 탓이 아니라 장 신경 자체의 문제이므로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그렇다면 시도 때도 없이 찾아오는 복통과 설사의 진짜 원인은 무엇일까. 소화기내과 전문의 김동우 교수(고려대 안산병원)와 함께 과민성 대장 증후군의 원인부터 치료법까지 자세히 알아본다.

배가 자주 아픈데, 과민성 대장 증후군일까요?
누구나 한 번쯤 배가 아플 수 있지만, 증상이 반복적이고 장기간 지속되는지가 가장 중요합니다. 의학적으로는 일주일에 평균 한 번 이상의 복통이 3개월간 지속되고, 통증이 배변 활동이나 대변 형태의 변화와 관련될 때 과민성 대장 증후군으로 진단합니다.

검사 결과가 정상인데도 배가 아픈 건 성격이 예민해서 그런 건가요?
질환 이름 때문에 '내가 성격이 너무 예민해서 그런 건가' 하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과민성 대장 증후군은 종양이나 염증 같은 구조적 문제가 아니라 장의 기능에 문제가 생기는 기능성 질환입니다. 성격의 문제가 아니라, 장의 신경이 일반적인 자극에도 과민하게 반응하여 통증 신호를 보내는 상태라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스트레스나 수면 부족도 증상에 영향을 미치나요?
그렇습니다. 최근 의학계에서는 장과 뇌가 신경을 통해 신호를 주고받는다는 '장-뇌 축(Gut-brain axis)' 개념을 중요하게 봅니다. 스트레스를 받거나 수면의 질이 떨어지면 신경 전달 체계에 변화가 생겨 장 신경이 더욱 민감해집니다. 이로 인해 통증을 쉽게 느끼고 배변 습관에도 변화가 생기게 됩니다.

아침 시간이나 긴장되는 상황에서 증상이 더 심해지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우리의 장과 뇌는 신경을 통해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스트레스를 받거나 긴장하면 신경 전달 체계에 변화가 와서 장이 자극에 더욱 민감해집니다. 또한, 아침에 잠에서 깨면 코르티솔 호르몬이 분비되면서 장운동을 활성화시키고, 음식을 섭취하면 위대장 반사로 인해 장이 함께 움직이면서 배변 욕구가 강해질 수 있습니다.

행복 호르몬인 '세로토닌'이 설사를 유발하기도 하나요?
네, 맞습니다. 세로토닌은 뇌에서는 행복을 느끼게 하지만, 장에 작용할 때는 전혀 다른 역할을 합니다. 장에 있는 세로토닌 수용체와 결합하면 장운동을 증가시키고 장액 분비를 촉진해 설사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또한 내장 과민성에도 영향을 주어 통증을 느끼게 하므로 과민성 대장 증후군과 매우 밀접한 연관이 있는 호르몬입니다.

병원에 꼭 방문해서 검사를 받아야 하는 기준이 있을까요?
과거에는 내시경 등 여러 검사에서 이상이 없어야 과민성 대장 증후군으로 진단했지만, 최근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전형적인 증상만으로도 진단이 가능합니다. 단, 전문의들이 주의 깊게 살피는 '알람 증상'이 나타날 때는 예외입니다. 혈변, 이유 없는 체중 감소, 원인 모를 빈혈 등이 동반된다면 대장암이나 염증성 장질환을 감별하기 위해 반드시 내시경이나 CT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또한 증상이 전형적이더라도 50세 이후에 처음 발생했거나 대장암 가족력이 있다면 정밀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장 건강을 위해 피해야 할 식습관이 있다면요?
장내에서 발효되기 쉬운 당류가 포함된 '포드맵(FODMAP)' 식품을 줄이는 것이 좋습니다. 대표적으로 마늘, 양파, 사과, 밀가루, 그리고 제로 음료에 들어가는 인공 감미료 등이 있습니다. 다만 한국 음식 특성상 마늘과 양파를 아예 끊기는 어렵습니다. 무조건 안 먹기보다는 한두 가지씩 줄여보며 자신의 장이 어느 정도까지 버틸 수 있는지 허용량을 찾아가는 것이 현실적인 관리법입니다.

과민성 대장 증후군, 완치가 가능한가요?
감기처럼 한 번 약을 먹고 '완치'되는 질환은 아닙니다. 증상이 좋아졌다가 나빠지기를 반복하기 때문입니다. 치료의 목표는 증상을 0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일상생활에 큰 지장이 없는 수준으로 삶의 질을 회복하는 데 두어야 합니다. 통증과 설사를 동시에 잡아주는 라모세트론 등 환자 상태에 맞는 약물 치료의 도움을 받으면서, 스트레스 관리와 식습관 조절을 병행한다면 충분히 편안한 일상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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